망각┃조정희┃북갤러리

노부부의 아들 ‘미륵’은 늦둥이 딸을 잃고 힘겨워 하는 노부부에게 원망과 화를 내는 모습으로 처음 자신을 드러낸다. 

부부는 아무도 보고싶지 않았고 상실감과 절망으로 잊고 싶은 기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잊어버리는 약을 찾을 정도로 처절한 외침과 몸부림은 보는이를 가슴아프게 할 정도다. 

소설 ‘나는 소꿉친구와 결혼했다’ ‘폭풍우’ 등 다수의 소설로 알려진 조정희 소설가의 신작 ‘망각’이 출간됐다. 

그간 사랑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냈던 조정희는 작가의 깊은 고뇌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번 소설을 통해 늦둥이 딸을잃은 아버지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소설은 가족을 잃은 남은 가족과 남다른 감수성 속에 스스로 작곡을 하고 피아노 연주를 하는 능력이 있는 소년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특히 핵가족화 돼는 요즘 가정의 세대간의 갈등과 남들과 행동표현이 다른 자식을 둔 엄마의 마음 작용과 의식의 상태를 보여준다. 

또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에서 이웃과 단절된 생활을 하는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면서도 혼자가 아닌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공동체적인 삶의 모습을 담아내려한 작가의 깊은 고뇌도 담겨있다. 

값 1만2천500 원.

백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