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수도회가 외국에서 설립된 것과 달리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국내에서 자생한 최초의 남자수도회다. 1953년 창설된 이곳은 방유룡(1900~1986·안드레아) 신부가 한국인의 전통과 정신세계에 맞는 수도회의 필요성을 절감, 조선 시대 순교자들의 정신에 따라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설립했다. 수도회 이름에 들어있는 '복자(福者)'는 죽은 이의 덕행을 기려 부르는 존칭이다.
국내 최초의 '토종' 수도회인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와 한국순교복자수녀회(1946) 등을 창설한 방유룡 신부의 삶을 담은 책 '무아의 빛'(도서출판 북갤러리·2만2000원)이 출간됐다. 그의 호가 바로 불교의 근본 진리인 '무아'(無我)이다. 저자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소속 김춘희 안드레아 클라라 수녀(사진). 그의 박사 학위 논문(2009)을 다듬어 전체 2권 중 먼저 출간한 1권에서는 가족사를 시작으로 방 신부의 생애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1954년 수사원 건축공사장 계단에 선 방유룡 신부의 모습(본문 159쪽). 그는 오전 9시, 오후 3시 종이 울리면 모든 것을 중지하고 기도를 올렸다. 북갤러리 제공
김 수녀는 출간 계기에 대해 "방 신부는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정신을 이어받는 수도회를 창설해 수도회 이름에도 한국 순교자라는 용어를 넣을 정도였다"면서 "유불선 문화가 낳은 영성의 대가이지만 살아 있을 때나 지금이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부분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기를 우선 출판한 것에 대해 "방 신부의 생애사와 인물됨을 알고 나면 훨씬 그의 영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 신부는 1900년 3월 6일 서울 중구 정동(서소문 안 대한문 옆)에서 당시 궁내부 주사(宮內部 主事)로서 영국공사관의 통역관이던 아버지 방경희와 어머니 손유희 사이에서 육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30세에 사제로 서품되면서 강원도 춘천 성당에서 사제직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신학생 때부터 교구의 사제이기보다는 수도사제 생활을 열망했고, 그 시절 이미 한국에 진출한 외국수도원을 방문하면서 자신의 소명은 순수한 한국적 수도원을 건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 수녀는 "방 신부는 서양 그리스도교의 영성과 동양의 유불선 정신문화를 접목하는 과정에서 동양 영성의 부족한 면과 서양 영성의 부족한 면을 상호 보완했다"면서 "자신의 것, 동양의 것을 하찮게 여기며 아직도 서양 신학에 의존하고 있거나, 반대로 서구 문화의 내적 힘과 영성을 과소평가하는 이들에게 동서의 소중한 정신 유산을 한데 아우르며 통합 극복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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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전통·정신세계 맞는 국내 첫 자생 수도회 건립자
- 삶과 인물됨 연대기적 기술
국내 최초의 '토종' 수도회인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와 한국순교복자수녀회(1946) 등을 창설한 방유룡 신부의 삶을 담은 책 '무아의 빛'(도서출판 북갤러리·2만2000원)이 출간됐다. 그의 호가 바로 불교의 근본 진리인 '무아'(無我)이다. 저자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소속 김춘희 안드레아 클라라 수녀(사진). 그의 박사 학위 논문(2009)을 다듬어 전체 2권 중 먼저 출간한 1권에서는 가족사를 시작으로 방 신부의 생애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방 신부는 1900년 3월 6일 서울 중구 정동(서소문 안 대한문 옆)에서 당시 궁내부 주사(宮內部 主事)로서 영국공사관의 통역관이던 아버지 방경희와 어머니 손유희 사이에서 육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30세에 사제로 서품되면서 강원도 춘천 성당에서 사제직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신학생 때부터 교구의 사제이기보다는 수도사제 생활을 열망했고, 그 시절 이미 한국에 진출한 외국수도원을 방문하면서 자신의 소명은 순수한 한국적 수도원을 건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 수녀는 "방 신부는 서양 그리스도교의 영성과 동양의 유불선 정신문화를 접목하는 과정에서 동양 영성의 부족한 면과 서양 영성의 부족한 면을 상호 보완했다"면서 "자신의 것, 동양의 것을 하찮게 여기며 아직도 서양 신학에 의존하고 있거나, 반대로 서구 문화의 내적 힘과 영성을 과소평가하는 이들에게 동서의 소중한 정신 유산을 한데 아우르며 통합 극복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시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10604.22017214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