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2008년 2월 16일자
‘프로이트와 영화를 본다면’
【서울=뉴시스】
영화 속 인물의 행위에 숨어있는 수수께끼를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잣대로 풀어내 의미를 부여했다. 새로운 관점으로 영화를 보게 한다.
1996년 초판 내용에 ‘매트릭스’, ‘무간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등 영화 13편을 추가해 모두 30편으로 재구성했다. 사랑, 희망, 절망, 아픔, 분노 등 인간 내면의 원형을 건드리는 영화들이다.
이들 영화의 캐릭터를 ‘어떤 마음의 얼굴’, ‘벽 속에 갇힌 달팽이’, ‘굴절된 사랑이야기’등 5가지 주제로 분류한다.
‘어바웃 슈미트’와 ‘토토의 천국’에서는 두려운 노화과정, 즉 나이 듦을 본다. 노화는 패배가 아니고 무용지물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삶을 통합하고 만족 가능한 시기가 될 수 있다. ‘파니핑크’는 외로움이야말로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등대가 될 수 있는 감정 중 하나가 외로움이라는 설명이다.
‘베를린 천사의 시’는 현재를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현재가 아닌 인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를 놓치기 때문에 인생은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도 분석한다. 예컨대, ‘레옹’의 주인공인 킬러 레옹은 모성성을 극복하지 못해 ‘몸만 커버린 소년’이다. 분신처럼 가지고 다니는 화초가 그의 심리적 상징이다. 화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약하고 어린 화초에 불과하다. 여성성을 상징하는 ‘조숙한 소녀’마틸다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는 비바람 부는 외부로 노출된다.
‘데미지’의 여주인공 안나의 검은 옷은 죽은 오빠에 대한 죄의식에서 비롯된 상복이다. 애인의 아버지를 유혹하는 여주인공의 심리는 죽은 오빠에 대한 죄책감이다.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으로 평균 이하의 저능아를 등장시킨 까닭은 융의 ‘심리적 유형론’이 해설한다.
‘자살의 심리학’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영화로 꼽히는 ‘여인의 향기’를 통하면 자살은 충동적인 것도, 비밀리에 결행하는 것도 아니다.
김상준(정신과전문의) 지음, 326쪽, 1만원, 북갤러리
<관련사진 있음>
신동립기자 rea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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