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 2006년 5월 1일자 / 문화면
깊은 고민 속에서 드러난 시심
'자네, 길 떠나는가'(박형봉 지음, 북갤러리펴냄)
박형봉 시인의 열네 번째 시집. 사회에서 소외 받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현실을 벗어난 길 떠남의 의미를 읊고 있다.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곳을 떠돌며 세상과 소통하기를 바랐던 박시인이 삶의 버거운 짐을 덜어내고자 애쓴 흔적이 역력히 묻어난다.
시인의 세상 떠돌기는 어느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항구 주점 숲 갈대밭 시외버스터미널 탄광촌 바다 산사 성당 병실 장터 거리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터전이 바로 시상의 출발이 된다. 공간의 한계도 없다. 독도 제주도 강진만 강원도 횡계에서부터 멀리는 남태평양 사막 터키 뉴욕 중국의 칭따오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향한 발걸음의 여정이 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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